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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한 챕터

최은영 『밝은 밤』

by 슝슝나르샤 2025. 4. 12.

줄거리 요약

『밝은 밤』은 최은영 작가가 그려낸 여성 4대(증조모-할머니-엄마-지연)에 걸친 삶과 기억, 그리고 사랑과 상처에 대한 이야기다.

주인공 지연은 남편과 이혼한 후 지쳐버린 삶을 잠시 멈추고, 과거 할머니가 살았던 도시 ‘희령’으로 내려온다. 그곳에서 오래전 연락이 끊겼던 바로 자신의 할머니와 마주친다. 

처음엔 낯설고 복잡했던 마음도, 시간이 지나며 조금씩 경계가 허물어지고, 할머니와의 대화를 통해 증조할머니 삼천의 이야기를 들으며 잊혔던 역사를 마주하게 된다.

삼천은 위안부로 끌려갈 뻔 했지만 증조부 덕분에 살아남았고, 생존을 넘어 사랑과 우정을 지키며 살아갔던 여성이다. 삼천과 친구 새비 아줌마가 주고받은 편지 속에는 죽음조차 끊지 못한 정과 연대가 담겨 있다.

이야기는 여성들이 겪어야 했던 고통과 아픔,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로를 지켜내며 살아낸 흔적들을 따뜻하게 그려낸다.

 

마음에 남는 구절

"사람이 사람을 기억하는 일,
이 세상에 머물다 사라진 누군가를 기억한다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지 알 수 없었다. 나는 기억되고 싶을까."

"마음이라는 것이 꺼내볼 수 있는 몸속 장기라면, 가끔 가슴에 손을 넣어 꺼내서 따듯한 물로 씻어주고 싶었다. 깨끗하게 씻어서 수건으로 물기를 닦고 해가 잘 들고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 넣어놓고 싶었다. 그러는 동안 나는 마음이 없는 사람으로 살고, 마음이 햇볕에 잘 마르면 부드럽고 좋은 향기가 나는 마음을 다시 가슴에 넣고 새롭게 시작할 수 있겠지."

 

『밝은 밤』은 '기억'과 '연결'의 소설이었다.

지연이라는 인물은 자신의 삶에 지쳐 있었지만, 증조모 삼천, 할머니, 엄마 길미선의 삶을 하나하나 들여다보며 자신을 조금씩 치유해 나간다.

특히 삼천과 새비 아줌마의 편지 장면은 오래 기억에 남는다. 삶의 고단함 속에서도 서로를 위로하고 아꼈던 두 사람의 우정은 너무 아름답고 애틋했다.

이 소설은 여성들이 말없이 견디며 지켜온 삶의 기록이자, 우리 모두 마음 한편에 간직한 '기억'의 소중함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

“삶은 계속되고, 우리는 기억하며 살아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