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인공은 성우인 손열매. 절친했던 선배 고수미에게 보증금과 월세 보증금을 맡겼다가, 선배가 돈을 갚지 않고 사라지면서 손열매는 빚과 절망, 우울에 빠진다. 그 여파로 목소리마저 나오지 않아 일을 그만두고, 삶의 방향을 잃는다.
결국 손열매는 수미를 찾아 그녀의 고향인 작은 시골 마을 완주 마을로 가게 된다. 하지만 수미를 찾지 못하고, 대신 암 환자인 수미의 엄마 집에 머물게 되고, 그곳에서 마을 사람들과 서서히 관계를 맺는다.
마을에는 다양한 사연을 가진 이웃들이 있다:
미스터리한 분위기의 청년 어저귀
춤을 좋아하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은 옆집 중학생 한양미
과거 배우였으나 지금은 조용히 지내는 정애라
그리고 다문화 가정 아이들, 재난으로 아픈 기억을 가진 마을 주민들 등.
손열매는 이들과 어울리며, 자신이 잃었던 목소리와 삶의 무게를 조금씩 되찾아간다. 사람들 사이의 조용한 교감, 상처를 가진 이들의 아픔과 연대, 그리고 회복의 여름이 그려진다.
하지만 이야기의 끝은 꽉 막힌 해피엔딩이 아니라, 어느 정도 열린 여운을 남긴다. 밝음과 슬픔이 뒤섞인 한여름 밤 같은, 그래서 읽는 이로 하여금 ‘각자의 몫을 완주해야 한다’는 여운을 남기며 끝난다.
40대 독자의 시선에서 이 책은
- 상처와 연대, 그리고 회복
주인공뿐 아니라 주변 인물들 모두 각자 다른 아픔을 안고 살아간다. 하지만 이 작품은 그들의 상처를 낭만화하거나 미화하지 않는다. 대신, 상처를 품은 채 살아가는 모습을 인정하고, 서로 보듬고 손 내미는 ‘연대’를 보여준다. 이 과정이 과장되거나 극적이지 않고, ‘살아가는 우리’의 현실처럼 담담하게 그려진 점이 좋았다. - 힐링 같으면서도 현실적인 균형
무작정 밝고 따뜻한 힐링물도, 무거운 리얼리즘도 아닌 경계에 서 있다는 느낌으로 “사람은 그렇게 살아간다”는 메시지를 던진다. 그래서 읽고 난 뒤 마음 한편이 묵직하지만, 동시에 어딘가 편안했다. - 열린 결말에 대한 생각
하지만, 마지막의 결말은 너무 빨랐고, 그래서 다소 아쉽게 느껴졌다. 드라마처럼 안착될 것 같던 분위기가 갑자기 격랑으로 변하며 마무리되는 느낌. 하지만 그것이야말로 이 소설이 말하려는 것이 아닐까. 삶은 언제나 깔끔하게 정리되지 않고, 우리가 ‘완주’했다고 생각하는 순간에도 다음 여정은 열린 채 남아 있다는 것.
삶도 그렇다.
완전히 끝나는 장면보다,
다음이 있을 것 같지만 알 수 없는 상태가 더 진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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