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는 마흔네 살 워킹맘이다.
직장 다니랴, 아이 둘 키우랴,
하루하루 숨 돌릴 틈 없이 바쁘게 살다 보니
문득 거울 속 내 모습이 낯설 때가 있다.
그런데… 요즘 따라 자꾸만 '엄마'가 생각난다.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를 보다가,
'밝은 밤' 소설을 읽다가,
'알로하 나의 엄마들' 책장을 넘기다가
내 안에 켜켜이 쌓여있던 엄마 생각이 불쑥 올라왔다.
서른두 살, 그리고 지금
내 엄마는 서른두 살, 젊디젊은 나이에 남편을 잃고
홀로 3남매를 키워 오신 분이다.
그 시절을 돌이켜보면
엄마는 늘 강하고 바빴고
나는 그런 엄마가 당연한 줄만 알았다.
그러다 어느덧 엄마는 60대 후반,
나는 마흔네 살 엄마가 되어 있었다.
사는 게 정신없다는 핑계로
자주 찾아뵙지도 못하고
전화 한 통, 문자 한 줄 보내는 것도
습관처럼 미루기만 했던 나.
그래서 올해 봄, 결심했다
올해는 꼭, 엄마와 사진 한 장 남겨보자.
그리고 우리 딸도 함께하자.
그렇게 마음먹고
2025년 봄날, 벚꽃이 흐드러지게 핀 어느 날
엄마, 나, 그리고 열세 살 딸
세 여자가 처음으로 나란히 서서
사진을 찍었다.
어색하지만 따뜻한 순간
사진 속 우리는 참 어색하다.
쑥스러워 웃고
서툴게 포즈를 잡고
서 있기만 했는데
그 장면이, 그 순간이
왠지 모르게 참 따뜻하고 오래 남을 것 같다.

엄마, 딸, 그리고 나
엄마는 여전히 내 엄마이고
나는 이제 엄마가 되어 또 내 딸을 키우고 있다.
세 여자의 봄날,
처음 남긴 벚꽃 사진 한 장.
언젠가 우리 셋이 이 사진을 다시 꺼내볼 날이 오겠지.
그때도 오늘처럼 웃을 수 있기를,
그때도 오늘처럼 서로 곁에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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